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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9월 4일 산티아고 중앙묘지에서는 `선거에 의한 사회주의로의 평화적인 이행`이라는 초유의 역사적 실험을 벌였던 살바도르 아옌데의 대통령 당선 20돌을 맞아 공식적인 장례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만난 아옌데는 거기서 자신의 정치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훗날 서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선물한 총을 들고 `칠레 만세,,37년 하원의원에 뽑힌 뒤 억압받는 민중의 대변인 구실을 자임하고 나선 그는 페드로 아귀레 세르다가 이끄는 `인민전선`의 선거 승리로 38년부터 42년까지 보건장관을 수행한다. 그런 아옌데는 14살 때부터 집 주변 구두선공이었던 무정부주의자 후안 데르마치를 통해 바쿠닌의 저작 등에 이미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사회주의 혁명이라면 응당 폭력혁명이라는 등식이 성립돼온 전통 속에서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변혁`을 추구한 아옌데의 `칠레식의 길`은 제 3의 변혁의 길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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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아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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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지원받은 군부 쿠데타로 피살 … 칠레민중 `영원한 대통령` 추앙

`사람들은 아옌데라는 이름 대신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마치 지금까지라도 대통령이거나, 대통령이 오직 한 사람이거나, 혹은 다시 한번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85년초 군사독재하의 조국에 잠입해 그 `생생`한 현실을 서방에 전한 칠레의 망명 영화가독 미겔 리틴의 입을 빌려 쓴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르포집 <칠레에 잡입한 미겔 리틴의 모험>은 오래 전에 죽은 아옌데에 대해 칠레인들의 기억을 이

렇게 들추고 있다.(이 때 만든 영화 < 칠레의 모든 기록 >은 86년 베네치아 영화제 수상작이다.)

정치 활동가 집안 출신 그로부터 5년 뒤, 90년 9월 4일 산티아고 중앙묘지에서는 `선거에 의한 사회주의로의 평화적인 이행`이라는 초유의 역사적 실험을 벌였던 살바도르 아옌데의 대통령 당선 20돌을 맞아 공식적인

장례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73년 9월 11일 쿠데타가 나던 날 밤 칠레 공군의 낡은 프로펠러 비행기에 실려 부인과 여동생만이 참석한 채 고향 발파라이소의 공동묘지에 서둘러 매장됐던 아옌데는 전직 대통령 12명이 안장된 이곳에서 17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사회주의 혁명이라면 응당 폭력혁명이라는 등식이 성립돼온 전통 속에서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변혁`을 추구한 아옌데의 `칠레식의 길`은 제 3의 변혁의 길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에서 많은 정치학자와 사회운동가들에게 두고두고 논쟁과 분석의 대상이 되어왔다.

피델 카스트로가 선물한 총을 들고 `칠레 만세, 노동자 민중 만세`를 외치며 산화한 65살의 노대통령 아옌데. 그는 항상 노동자·농민과 함께 하는 민중정치가이길 원했으며, 노동자·농민의 지지는 그의 학실한 정치적 자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노동자·농민은 아니었다. 오히려 `귀족`같은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아옌데의 가계는 19세기부터 이름난 정치적 활동가의 집안이었다. 그런 아옌데는 14살 때부터 집 주변 구두선공이었던 무정부주의자 후안 데르마치를 통해 바쿠닌의 저작 등에 이미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 관심은 26년 군대를 마친 뒤 칠레대학 의대에 진학한 뒤 더욱 깊어졌다. 빈민들의 질병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본 그는 마르크스·레닌·트로츠키 등의 저작 등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이론가나 학자보다는 활동가적 자질을 보였던 그는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의대 학생회장 등에 선출돼 지도자적 자질을 드러냈다. 반정부활동으로 두번째 투옥되었을 때 아버지 임종을 위해 가출옥한 그는 아버지의 주검 앞에서 사회투쟁에 헌신할 것을 맹세했다.

32년 사회주의 쿠데타가 12일만에 실패하는 것을 목격한 그는 다음해 사회당을 창건함으로써 정식으로 정치에 입문한다. 37년 하원의원에 뽑힌 뒤 억압받는 민중의 대변인 구실을 자임하고 나선 그는 페드로 아귀레 세르다가 이끄는 `인민전선`의 선거 승리로 38년부터 42년까지 보건장관을 수행한다. 이후 45년부터 70년까지 4차례 상원의원에 뽑혔으며, 상원 부의장과 의장으로서 정치적 명성을 쌓고 빈자와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활동에 열성을 기울인다. 70년 인민연합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까지 그는 사회당 또는 연합후보로서 52, 58, 64년 세차례 대통령에 출마하기도 했다.

59년 쿠바혁명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꿈을 안겨주었다. 그는 혁명 쿠바로 달려간 최초의 정치인이기도 했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만난 아옌데는 거기서 자신의 정치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훗날 서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단합된 민중, 자신의 목표를 뚜렷이 인식하는 민중은 반드시 승리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민중이 책임감있는 지도자들을 가지게 될 때 민중의 승리는 더욱 확연해진다`고. 물론 그의 `승리`는 물론 쿠바식은 아니었다. 이 만남에서 게바라는 자신의 저서<게릴라전>을 `다른 방법을 통해 같은 결과를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살바도르 아옌데에게 동지애를 가지고`라는 증정사를 적어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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